태능숯불갈비는 숯불에 그슬린 고기의 향이 깊다.

바람이 잦아든 목요일 저녁, 하루 종일 앉아서 일한 뒤 몸을 좀 움직이고 싶어 석남동에서 지인과 만나 저녁을 먹었습니다. 배가 아주 고픈 상태는 아니었지만 따뜻한 고기를 먹으며 천천히 시간을 보내자는 이야기가 나와 인천 서해구 석남로 67 1층 태능숯불갈비로 향했습니다. 이날은 평소처럼 익는 고기만 계속 바라보기보다 상에 놓인 음식과 갈비를 어떤 순서로 먹을지 자연스럽게 맞춰봤습니다. 첫 갈비를 먹은 뒤 곧바로 다음 조각을 집지 않고 입안에 남은 맛이 가라앉을 때까지 기다렸습니다. 지인이 제 손이 멈춘 것을 보고 배부르냐고 묻길래 아직 시작이라고 답하며 웃었습니다. 속으로 '오늘은 서두를 이유가 없지' 싶었습니다. 몇 차례 먹고 나니 퇴근 직후 남아 있던 긴장도 조금씩 사라졌습니다. 저녁을 빠르게 해결하는 날과 달리 한입 사이의 간격이 길어지면서 서로 말하지 않고 있는 순간도 어색하지 않았습니다. 특별한 계획 없이 잡은 저녁이었지만 갈비를 중심으로 하루의 속도를 바꾸기에는 충분했습니다.

 

 

 

 

1. 석남로 들어서니 길이 단순해졌습니다

 

태능숯불갈비로 향할 때는 석남로 67이라는 주소를 기준으로 이동했습니다. 큰 방향을 잡은 뒤 석남로에 들어서니 목적지를 찾는 과정이 한결 단순해졌고, 가까워진 뒤에는 1층에 있는 곳을 중심으로 주변을 살폈습니다. 저는 평소 처음 가는 장소를 찾을 때 화면을 오래 보는 편인데 이날은 지인이 길의 흐름을 먼저 보자고 해서 휴대전화를 잠시 넣었습니다. 실제로 앞을 보며 이동하니 어느 지점까지 왔는지 파악하기가 쉬웠습니다. 괜히 화면만 내려다볼 뻔했습니다. 일행과 따로 출발한다면 태능숯불갈비라는 상호와 인천 서해구 석남로 67 1층을 함께 알려두면 서로 위치를 맞추기 좋습니다. 차량으로 이동하는 경우라면 목적지에 가까워졌을 때 주변 진입 흐름을 천천히 살피는 것이 실용적입니다. 저희는 다른 장소를 거쳐 오지 않고 각자 석남동에서 만나 바로 식당으로 이동했습니다. 그래서 식사를 시작하기 전부터 동선이 복잡하지 않았고, 돌아갈 때도 석남로를 기준으로 각자의 방향을 정하기 수월했습니다.

 

 

2. 마주 앉자 목소리부터 낮아졌습니다

자리에 앉기 전까지는 둘 다 바깥 소리에 맞춰 목소리를 조금 크게 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마주 앉아 식사를 시작하자 자연스럽게 말하는 크기가 낮아졌습니다. 지인이 회사에서 있었던 일을 이야기하는 동안 저는 갈비를 먹었고, 제 차례가 되면 손을 멈추고 천천히 말을 이어갔습니다. 처음에는 평범한 저녁 대화였는데 몇 분 지나니 서로 급하게 결론을 내지 않고 이야기를 듣게 됐습니다. '밖에서 이야기할 때와 또 다르네'라고 혼자 생각했습니다. 고기가 준비될 때마다 대화를 끊는 대신 문장이 끝난 뒤 손을 움직였습니다. 예상했던 것보다 이 방식이 식사 흐름을 차분하게 만들었습니다. 어느 순간부터는 잠깐 말이 없어도 각자 먹는 데 집중했고 다시 떠오르는 이야기가 있으면 자연스럽게 이어갔습니다. 처음에는 식사를 마치고 다른 곳으로 이동할 생각도 있었지만 굳이 시간을 잘게 나누지 않기로 했습니다. 한 자리에서 음식과 대화에 번갈아 집중하니 퇴근 직후의 빠른 호흡도 서서히 느려졌습니다.

 

 

3. 갈비 끝의 식감까지 천천히 봤습니다

 

이날은 갈비의 크기보다 씹을 때 달라지는 식감에 집중했습니다. 처음 한입에서는 부드럽게 씹히는 부분을 먹었고 다음에는 조금 더 씹는 시간이 필요한 부분을 골랐습니다. 같은 갈비라도 입안에서 머무는 시간이 달라 자연스럽게 다음 한입까지의 간격도 바뀌었습니다. 지인은 제가 유난히 오래 씹는 모습을 보고 무슨 평가라도 하느냐며 웃었습니다. 저도 '그냥 오늘은 급하게 넘기기 싫다'고 답했습니다. 평소라면 배가 차는 정도를 먼저 생각했겠지만 이날은 씹는 동안 남는 고기의 결에 더 신경이 갔습니다. 예상과 달리 이런 식으로 먹으니 양을 많이 늘리지 않아도 식사한 시간이 짧게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중간에는 다른 맛을 한번 거친 뒤 다시 갈비를 먹어 식감의 차이를 확인했습니다. 후반으로 갈수록 무엇을 더 먹을지 고민하기보다 입안이 정리되는 시간을 충분히 뒀습니다. 한 끼에서 눈에 보이는 양보다 씹는 과정에 집중해본 것이 이날 갈비를 기억하게 만든 부분이었습니다.

 

 

4. 따뜻한 상 앞에서 손끝이 풀렸습니다

하루 종일 키보드와 마우스를 잡고 있어서인지 식사를 시작할 때는 손가락이 조금 굳어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는데 따뜻한 음식 앞에서 시간을 보내고 젓가락을 천천히 움직이다 보니 손끝의 긴장이 풀리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지인에게 손을 한번 펴보라고 했더니 왜 갑자기 스트레칭을 시키느냐며 웃었습니다. 저도 따라 손가락을 펼쳤다가 다시 식사를 이어갔습니다. 괜히 하루 종일 같은 자세로 있었구나 싶었습니다. 식사 중간에는 손목도 한 번 가볍게 돌렸습니다. 예상하지 않았던 짧은 움직임이 몸의 피로를 알아차리는 계기가 됐습니다. 이후에는 고기를 집을 때도 급하게 움직이지 않고 필요한 순간에만 손을 썼습니다. 직장에서 바로 식사 장소로 이동하는 날에는 배 상태뿐 아니라 굳어 있던 몸을 한번 풀어주는 것도 괜찮았습니다. 거창한 휴식은 아니지만 따뜻한 식탁 앞에서 손을 펴고 어깨를 움직였던 몇 초가 이후 시간을 한결 부드럽게 만들어줬습니다.

 

 

5. 식사 끝나자 석남동 귀갓길을 골랐습니다

 

식사를 마친 뒤에는 둘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지 않고 각자의 귀가 동선을 먼저 확인했습니다. 첫 번째로는 석남로를 따라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좋은 방향으로 이동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두 번째는 석남동에서 필요한 생활 용무가 남았다면 귀가 전에 처리하고 이동하는 흐름을 생각할 수 있습니다. 시간이 넉넉한 날에는 가까운 곳에서 차를 마시며 이야기를 더 이어가는 선택지도 있지만 이날은 둘 다 다음 날 일정이 있었습니다. 지인이 먼저 여기서 바로 들어가겠다고 해 저도 제 방향을 확인했습니다. '오늘은 여기까지가 딱 맞다' 싶었습니다. 식사 후 무조건 다른 장소를 하나 더 넣지 않으니 저녁이 오히려 여유롭게 끝났습니다. 저는 돌아가는 길에 필요한 물건 하나만 챙긴 뒤 곧바로 귀가했습니다. 석남동에서 약속을 잡는다면 식당 이후 코스를 미리 꽉 채우기보다 함께 온 사람의 귀가 방향과 컨디션에 따라 정하는 것도 실용적입니다. 이날은 그렇게 각자 갈 길을 선택한 덕분에 늦지 않게 하루를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6. 향이 남아도 괜찮은 날로 잡았습니다

숯불갈비를 먹는 일정은 식사 뒤 무엇을 할지에 따라 시간대를 정하면 더 수월합니다. 저는 중요한 미팅이나 옷차림을 신경 써야 하는 약속이 남은 날보다 하루 일과를 거의 끝낸 뒤 방문하는 쪽이 마음이 놓였습니다. 숯불과 고기 가까이에서 식사한 뒤에는 음식 향이 옷에 남았다고 느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날도 귀가만 남겨둔 상태라 그런 부분을 크게 신경 쓰지 않았습니다. 혼자 '이런 메뉴는 마지막 일정이 편하네'라고 정리했습니다. 식사할 때는 상대의 속도에 맞춰 계속 먹기보다 한입을 충분히 씹고 입안이 정리된 뒤 다음 음식을 고르는 방식도 권합니다. 예상보다 천천히 먹어도 전체 시간이 지나치게 길어지지는 않았습니다. 퇴근 뒤 방문한다면 처음 몇 분은 대화와 식사를 서두르지 말고 몸이 자리의 온도에 익숙해질 시간을 두는 것도 괜찮습니다. 저는 다음에도 석남동에서 하루를 마무리하는 저녁 일정으로 방문해 갈비 자체에 집중할 생각입니다.

 

 

마무리

 

태능숯불갈비에서의 저녁은 퇴근 직후의 빠른 호흡이 천천히 가라앉았던 식사로 기억됩니다. 인천 서해구 석남로 67 1층을 찾아 지인과 마주 앉았을 때는 갈비를 먹고 다른 곳까지 갈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지만 실제로는 한 자리에서 충분히 이야기한 뒤 각자 귀가했습니다. 이날은 고기의 양보다 씹을 때 달라지는 식감에 집중했고 한입 사이에 시간을 두면서 서두르지 않았습니다. 손가락을 펴고 손목을 돌리며 하루 동안 굳어 있던 몸을 알아차린 순간도 사소하지만 기억에 남습니다. 식사 뒤 새로운 코스를 억지로 추가하지 않은 덕분에 늦은 시간까지 피로가 이어지지 않았습니다. 혼자 '저녁 약속은 꼭 길어야 하는 게 아니구나'라고 생각했습니다. 다음에도 석남동에서 일과를 마친 뒤 갈비가 당기는 날이라면 떠올리고 싶습니다. 석남로를 기준으로 이동 방향을 잡고 이후 일정이 단순한 날 방문한다면 음식과 대화에 집중하기 좋은 저녁으로 이어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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